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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뷰 아파트' 이대로 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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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뷰 아파트' 735세대 이어 1249세대 입주 예고…문화재청 어쩌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장릉을 바라보고 건설돼 '왕릉뷰 아파트'로 불리는 검단신도시 아파트로의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 문화재 보호를 목표로 건설사들과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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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입주하는 하는걸로 알고있는데 과연...


경기 김포시 장릉 사이로 보이는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장릉을 바라보고 건설돼 '왕릉뷰 아파트'로 불리는 검단신도시 아파트로의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 문화재 보호를 목표로 건설사들과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문화재청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조성된 아파트 세 단지 중 하나인 예미지트리플에듀가 오는 30일부터 입주를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예미지트리플에듀는 금성백조가 지은 총 1249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금성백조는 서구청에 아파트 준공 승인 전 마지막 점검 단계인 사용검사를 신청했다. 서구청이 현장을 점검한 후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확인증을 발급하면 입주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된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 로제비앙라포레(753가구)가 입주를 시작했다. 대법원이 사건을 심리하는 사이에 건설사인 대광건영이 속도를 내 완공하고 사용 허가까지 받아낸 것이다. 당시 서구청은 주택법을 준수했다면 사용 승인을 내줄 수밖에 없다며 대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입주 허가를 미뤄 달라던 문화재청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로제비앙라포레의 입주율은 6% 남짓이다.
 

마지막 남은 디에트르에듀포레힐(1417세대)도 공사를 마무리하고 준공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대방건설은 오는 9월 입주 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소유주나 세입자가 거주 중인 아파트를 철거하거나 강제로 퇴거시키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건설사들이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시 장릉은 조선 인조의 아버지인 추존왕 원종과 정처 인헌왕후를 모신 무덤으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에 김포시가 2014년 인천도시공사를 통해 개발 현상 변경 허가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2017년 장릉 반경 500m 안에 짓는 높이 20m 이상의 건축물은 개별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고시했다. 건설사들은 2019년 서구청의 주택사업 승인을 받아 첫 삽을 떴다.

문화재청은 왕릉뷰 아파트가 직선거리로 450m가량 떨어져 있어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지난해 7월 이 아파트 19개동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뒤 일부 철거를 권고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법원에 공사중지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를 이어갈 수 있게 해 달라며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1·2심 재판부는 건설사들의 손을 들어 줬다. 이에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인천서부경찰서도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를 진행한 결과 건설사들이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방건설·제이에스글로벌·대광이엔씨 대표이사 3명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또 압수수색 과정에서 증거 인멸을 시도한 건축설계사무소 및 건설사 직원 4명도 송치하기로 했다.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한 서구청 공무원은 증거 부족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문화재청은 진행 중인 송사에 차분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법적 해결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는 "사실상 문화재청이 승소하기 쉽지 않다"며 "문화재청이 승소한다고 해도 수분양자들의 재산권을 보호해야 하니 움직임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0년간 문화재보호법을 어겨 수사를 받은 사례가 200건에 달하는데, 처벌은 받은 사례가 징역형 2건과 벌금형이 40건에 불과했다는 설명이다.

학계에서도 우리나라 문화재의 위상에 금이 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장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잃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문화재청은 지난 4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조선왕릉 보전현황 보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유네스코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해 장릉·서오릉·태릉 인근의 개발사업에 관한 정보를 담아 보냈다. 지금까지 유네스코는 총 3건의 세계문화유산을 리스트에서 삭제했다. 이 가운데 2건(독일 드레스덴엘베계곡·영국 리버풀)이 도시 재개발을 강행해 역사적 가치와 경관이 훼손됐단 이유로 퇴출당했다.

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왕릉뷰 아파트 사태는 향후 문화재 경관 보존으로 인한 갈등을 해결할 때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며 "문화재를 지키고 입주민 피해도 줄일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주민들도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내 집 구입의 꿈을 이뤄 들떴던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왕릉뷰 아파트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게 된 데다가 일부 세대는 창밖의 무덤을 보고 살아야 한다. 아파트 가격 하락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사는 가지만 건설사와 지자체의 인질이 된 기분", "입주할 수 있게 돼 다행이기는 하지만 우리 아파트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이 부담스럽다", "문화재청은 지금까지 뭘 하다가 이제야 태클이냐", "건설사는 어쩌자고 초기 사업 설계를 그렇게 짠 거지", "전 재산 털어 분양받은 우리만 피해자", "과거 서구청 공무원들 털어봐야 한다" 등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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